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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침병

플레야드 2017. 3. 19. 17:49

(17.03.18 정선가는 정선아리랑열차에서)



일침병이라는 말을 굳이 풀어쓴다면, 내가 느낀 불편함의 기제부터 설명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커뮤니티의 소통 구조는 대부분 게시물과 그에 달린 댓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서 게시물은 음악이나 사진 등으로 굵은 줄기의 주제를 제시해주는 굵직한 맛이 있으며


댓글은 그렇게 제시된 주제를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이차적인 반응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게시물과는 다른 맛이 있다.



그래서인지 인터넷 커뮤니티를 꽤 많이 접속하는 나는 게시물에 더하여 댓글까지 한 차례 읽어봐야지만


비로소 온전한, 하나의 게시물에 의해 제시된 토픽에 대한


(커뮤니티 접속자로 제한되지만 어쨌든) 대중들의 이차적인 의견들을 읽었다는 느낌에 충만함을 느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을 때엔 게시물과 댓글의 반응들을 온전히 읽는 것을 즐긴다.



이런 구조에서 게시물과 마찬가지로 댓글에 추천 갯수가 표시되어서인지, 그래서 남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사람의 욕심 때문인지


댓글을 맛깔나게 작성하려는 욕심이 과한 사람들이 있다.


다르게 표현하면 남들의 공감을 얻기 쉬운,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이며


더 쉽게 말하면 댓글뽄새가 무례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무례한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이런 일은 매일 소소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래 링크 기사의 댓글을 보고서는 불편하다 못해 화가 났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5&aid=0000978299


누구는 열심히 글을 써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해주었지만


누군가는 그런 기자의 노력을 시간낭비로 치부해 버렸으며


더 충격인 것은 저 무례한 댓글의 추천수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말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고 그런 중 재미있게 하는 것은 더 공이 드는 일이다.


그리고 가끔 특별히 기발하게 재미있는 댓글을 보면 만족스런 웃음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코미디마저도 아무도 깎아내리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마당에


작은 아이디어 컨테스트라 할 수 있는 댓글창에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쉽곤 했다.



나는 남들을 배려하지 않고 추천수에만 급급하여,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무례한 말을 적고 보는 사람들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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